게임 리뷰

디그더그 리뷰: 내가 판 굴이 곧 미로가 되는 게임

Arcade Longplay - Dig Dug (1982)
영상: Arcade Longplay - Dig Dug (1982) · hirudov · YouTube

한 줄 평: 미로를 주는 대신 미로를 만들게 한 게임. 바위 하나 떨어뜨릴 자리를 고르는 재미가 지금도 선명하다.

제작
남코
나온 해
1982년 2월 20일 일본
갈래
땅파기 미로 게임
기획
이케가미 마사히사

디그더그의 화면은 처음에 거의 흙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주인공이 레버를 움직이는 대로 흙을 파 내려가고, 지나간 자리에 굴이 생겨요. 정해진 미로를 도는 게임이 많던 때에, 이 게임은 미로를 플레이어가 직접 만들게 했습니다. 남코가 이 게임을 전략적인 땅파기 게임이라고 알린 이유가 거기 있었습니다.

내가 판 길이 적의 길이 된다

만든 팀은 팩맨의 정해진 미로와 달리, 플레이어가 미로를 만드는 게임을 바랐다고 합니다. 그 바람은 그대로 규칙이 되었습니다. 굴을 어떻게 파느냐에 따라 적이 다가오는 길이 달라져요. 적은 커다란 고글을 쓴 빨갛고 둥근 푸카와, 불을 뿜는 용 같은 파이가입니다. 게다가 적은 눈만 보이는 모습으로 흙을 통과해 움직일 수도 있어서, 막아 둔 줄 알았던 길로 불쑥 나타났습니다.

마지막 남은 적은 화면 위쪽 옆으로 달아나려 합니다. 끝까지 잡을지 보내 줄지를 고르는 순간까지, 판 전체가 작은 선택으로 채워져 있었어요.

미로를 도는 게임이 아니라, 미로를 만드는 게임.
스틱을 아래로 꺾고 버튼을 연달아 누르는 아이를 그린 AI 삽화

부풀리거나, 누르거나

공격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공기 펌프예요. 펌프를 쓰면 주인공이 멈춰 서고, 맞은 적은 제자리에 묶입니다. 버튼을 거듭 눌러 부풀리면 터져요. 도중에 멈추거나 움직이면 펌프가 떨어지는데, 적은 다 줄어들 때까지 기절해 있어서 잠깐 숨을 돌릴 수 있습니다. 멈춰 서야 한다는 약점 때문에, 적이 둘 이상 몰려오면 펌프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바위가 중요했습니다. 바위 바로 아래 흙을 파고 그 자리를 떠나면 잠시 뒤 바위가 떨어집니다. 바위 하나로 여러 적을 누르면 보너스 점수가 붙고, 한 판에 바위 두 개를 떨어뜨리면 보너스 아이템이 나와요. 적을 바위 밑으로 유인하는 굴을 미리 파 두는 것, 그것이 이 게임의 진짜 작전이었습니다. 물론 주인공도 깔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 했습니다.

걸을 때 나오는 경쾌한 멜로디도 기억에 남습니다. 걷는 소리를 실감 나게 만들 수 없어 짧은 멜로디로 대신했다고 해요. 그 덕분에 흙을 파는 동안 게임 전체가 노래처럼 들렸습니다. 이렇게 만든 디그더그는 일본에서 1982년 오락실 수익 순위 두 번째에 오를 만큼 사랑받았습니다.

확인한 사실
디그더그는 남코가 만들고 직접 내놓은 1982년 미로 아케이드 게임입니다. 일본에서 1982년 2월 20일에 나왔고, 북미에서는 아타리가 내놓았습니다. 땅속에 굴을 파며 적을 공기로 부풀려 터뜨리거나 바위로 눌러 물리칩니다. 이케가미 마사히사가 기획하고 디자인했으며, 갤러그를 만든 요코야마 시게루가 도왔습니다.
출처: Dig Dug · Wikipedia (2026년 9월 14일 확인)

그때 우리에게

디그더그 앞에서는 걸음 멜로디가 쉬지 않고 흘러나왔습니다. 주인공이 멈추면 멜로디도 멈추니, 소리만 들어도 앉은 사람이 얼마나 망설이는지 알 수 있었어요. 뒤에서 보던 친구는 "바위, 바위 밑으로 데려가" 하고 속삭였습니다.

100원을 넣고 앉으면 처음에는 펌프로만 싸우다 금방 불에 타곤 했습니다. 바위 하나로 적 여럿을 한꺼번에 누른 날, 괜히 옆 기계에 있던 친구까지 불러 화면을 보여 줬어요. 흙을 파 내려가는 모습이 꼭 모래 놀이 같아서, 오락실에 따라온 동생들도 이 게임만큼은 금방 배웠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지금 보면 화면은 단순하고 속도도 느긋합니다. 그런데 굴을 어떻게 팔지, 바위를 언제 떨어뜨릴지를 고민하는 재미는 여전해요. 빠른 손보다 미리 짜 둔 계획이 판을 이기게 해 주는 드문 오락실 게임입니다. 생각하며 하는 게임을 좋아한다면, 짧은 판 안에 작전을 세우는 즐거움을 느껴 보시길 권합니다.

여러분은 바위 하나로 적을 몇이나 눌러 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