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데레 바이러스 리뷰: 넷이 붙어 앉아 소리 지르는 놀이
한 줄 평: 공포보다 소란에 강한 게임. 혼자 하면 얇고 넷이 하면 제 몫을 한다. 그 조건이 맞는 자리에서만 값을 한다.
- 개발
- 모카스피어(Moka Sphere) · 스콘(SCON) 공동 개발
- 배급
- 모카스피어
- 나온 날
- 2026년 9월 20일(스팀 표기, 한국 시간 9월 21일)
- 갈래
- 온라인 협동 공포, 술래잡기
- 할 수 있는 곳
- 스팀(윈도)
이 글은 대가 없이 썼습니다. 게임도 개발사에서 받지 않았습니다.
오락실에서 제일 시끄러웠던 판을 떠올려 보십시오. 실력이 좋은 사람이 혼자 오래 붙어 있던 판이 아닙니다. 넷이 기계 하나에 붙어 앉아 서로 팔꿈치를 치고, 동시에 같은 말을 소리치던 판입니다. 그 소리는 게임이 잘 만들어져서 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옆에 사람이 있어서 난 것이었습니다.
얀데레 바이러스는 그 소리를 다시 만들려고 만든 게임처럼 보입니다.
구조는 술래잡기다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친구들과 떠난 여행에서 정신을 차려 보니 낯선 묘지고, 소중한 친구 하나가 얀데레 바이러스에 걸려 있습니다. 감염된 친구는 왜곡된 애정과 집착에 사로잡혀 당신을 쫓아옵니다. 붙잡히면 끝입니다.
플레이어가 할 일은 묘지에 흩어진 플라토닉 펌프킨을 모아 치료제를 만들고, 친구를 구해 함께 빠져나오는 것입니다. 쫓기면서 물건을 줍는 구조입니다. 술래잡기에 심부름을 얹은 셈입니다.
잡히지 않으려고 뛰는 것과 무언가를 주우려고 멈추는 것이 계속 부딪힙니다. 그 부딪힘이 이 게임의 전부입니다.
여기에 변이 식물이 끼어듭니다. 감염된 친구를 겨우 떼어 놓고 안심한 순간을 노리는 장치입니다. 근접 음성 채팅을 붙여 놓은 것이 이 구조의 핵심입니다. 거리에 따라 목소리가 멀어지니, 흩어지면 정보가 끊깁니다.
왜 이 게임이 시끄러운가
혼자 하면 이 게임은 얇습니다. 쫓기고, 줍고, 만들고, 나갑니다. 그것뿐입니다.
넷이 하면 달라집니다. 누가 펌프킨을 줍고 누가 시선을 끌지 정해야 하고, 그 약속은 대체로 지켜지지 않습니다. 음성 채팅이 거리로 끊기니 "지금 어디야" 를 계속 외치게 됩니다. 오락실에서 넷이 붙어 앉았을 때 났던 그 소리가 여기서 납니다.
서브컬처 쪽에서 온 게임
이 게임은 모카스피어의 스콘 유니버스 IP 를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버튜버 11명이 게임 캐릭터로 등장하고, 스팀에서 각 캐릭터 아바타를 따로 팝니다. 애니메이션풍 그림과 달콤하면서 위협적인 대사를 협동 공포에 얹은 쪽입니다.
인디게임닷컴은 얀데레 바이러스가 정식 출시 전 스팀 위시리스트 10만 건을 넘겼고 그 가운데 해외 이용자 비중이 95% 였다고 전했습니다.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는 애니메이션 태그 기준 서브컬처 부문 4위에 올랐고, 버튜버 11명이 게임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출처: 인디게임닷컴 · B급 감성 K-서브컬처 협동 공포 얀데레 바이러스, 글로벌 정식 출시 (2026년 9월 28일 확인)
숫자가 말해 주는 것이 있습니다. 위시리스트 10만 건 가운데 해외 비중이 압도적이고, 넥스트 페스트 서브컬처 부문 4위까지 올랐습니다. 한국어 음성을 넣고 23개 말로 옮겼습니다. 국내 팬이 아니라 해외 서브컬처 시장을 보고 만든 게임입니다.
지금 해 보면
좋은 쪽은 분명합니다. 구조가 단순해 설명이 필요 없고, 처음 붙은 사람도 한 판 안에 무엇을 할지 압니다. 근접 음성 채팅이 그 단순함을 소란으로 바꿔 줍니다. 컨트롤러를 제대로 받아 주고, 값도 무겁지 않습니다.
아쉬운 쪽도 적어 둡니다. 스팀 이용자 평가는 복합적입니다. 갈리는 지점은 대체로 같습니다. 혼자 할 때 할 것이 없고, 반복되는 판이 금세 익숙해지고, 공포 자체는 얕습니다. IP 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캐릭터가 주는 것이 절반쯤 빠집니다.
무서운 게임을 찾는다면 어긋납니다. 이 게임이 잘하는 곳은 무서움이 아니라 소란입니다. 같이 할 사람 셋이 있다면, 오락실에서 넷이 붙어 앉아 소리 지르던 그 저녁을 한 시간쯤 돌려받습니다. 없다면 다음 편을 기다리시는 편이 낫습니다.
오락실에서 제일 시끄러웠던 판, 누구와 함께였는지 기억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