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더스트: 별과 마녀 리뷰: 훈련소 수첩에서 시작한 카드 SRPG
한 줄 평: 고전 SRPG 의 뼈대를 건드리지 않고 손에 카드 한 벌을 쥐여 준 게임. 덱을 어떻게 짜 두었는가가 전장에서 발이 묶이느냐를 가른다.
- 개발
- 크니브 스튜디오(KNIV Studio)
- 배급
- Silver Lining Interactive
- 나온 날
- 2026년 5월 28일(스팀)
- 갈래
- 턴제 전술 SRPG, 카드 전투
- 할 수 있는 곳
- 스팀(윈도)
이 글은 대가 없이 썼습니다. 게임도 개발사에서 받지 않았습니다.
턴제 전략 게임을 좋아했던 사람은 그 특유의 정적을 압니다. 내 차례가 오고, 한 칸을 더 들어갈지 말지 재고, 들어갔다가 반격을 맞고 후회하는 시간. 스타더스트: 별과 마녀는 그 정적을 그대로 두고, 대신 손에 카드 한 벌을 쥐여 줍니다.
훈련소에서 찢은 수첩
크니브 스튜디오를 세운 두 사람은 훈련소에서 만났습니다. 할 일이 없어 지급받은 수첩을 찢어 카드 놀이를 만들어 놀았고, 그것이 논산 택틱스라는 이름의 시제품이 됐습니다. 전역하면 진짜 게임으로 만들자고 한 약속이 스튜디오의 시작이었다고 두 사람은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전역 뒤 두 사람은 정말로 스튜디오를 차렸고, 그 수첩 카드가 이 게임의 전투가 됐습니다. 처음 만든 것이 카드 놀이였다는 사실은 이 게임을 끝까지 설명해 줍니다.
카드 한 벌이 턴을 바꾼다
이 게임의 뼈대는 우리가 아는 그 SRPG 입니다. 격자 위에서 움직이고, 때리고, 반격을 맞고, 다음 턴을 기다립니다. 바뀐 것은 공격을 고르는 방식입니다.
카드마다 비용과 재사용 대기가 다릅니다. 강한 기술을 한 번 쓰면 다음 두 턴이 비고, 싼 카드를 이어 붙이면 연계가 터집니다. 그래서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 덱을 어떻게 짜 두었는가가, 전장에서 발이 묶이느냐 풀리느냐를 먼저 정해 놓습니다.
여기에 반격 규칙이 겹칩니다. 한 칸을 더 들어가면 먼저 때릴 수 있지만 반격 범위에 들어갑니다. 카드를 아껴 두면 다음 턴이 편하지만 지금 놓친 기회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디렉터는 인터뷰에서, 카드가 막히지 않았다면 보상을 주는 것이 맞다고 느꼈고 거기서 격투 게임의 콤보를 떠올렸다고 말했습니다.
덱은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 짜여 있습니다. 전장에서 하는 일은 그 덱을 어떻게 굴리느냐입니다.
거점도 결국 덱 이야기입니다. 카페는 임시 버프를 주고, 대장간은 능력치를 건드리는 유물을 만들고, 천문대는 위력과 비용 배분이 다른 변형 카드를 뽑게 해 줍니다. 좋은 카드를 뽑으면 다음 전투의 각본이 통째로 바뀝니다.
올해의 우수게임에 오른 까닭
이 게임은 올해의 우수게임 인디게임 부문 수상작으로 뽑혔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전자신문, 더게임스데일리가 함께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상입니다.
더게임스데일리는 크니브스튜디오의 스타더스트 : 별과 마녀가 올해의 우수게임 인디게임 부문 수상작으로 뽑혔다고 전했습니다. 선정작에는 문화부 장관상과 2026 대한민국 게임대상 후보 자동 등록이 따릅니다.
출처: 더게임스데일리 · 2026년 올해의 우수게임 수상작 발표 (2026년 9월 21일 확인)
상을 떼고 보아도 남는 것이 있습니다. 스물다섯 시간짜리 전술 RPG 에 본편 한국어 풀더빙을 붙였고, 아홉 나라 말로 옮겼습니다. 스팀 이용자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고, 최근 평가가 전체 평가보다 높습니다. 낸 뒤에도 계속 손을 봤다는 뜻입니다.
그때 우리에게
국내 기자들이 이 게임을 보고 파랜드 택틱스를 떠올렸습니다. 디렉터도 파랜드 사가 2 를 가장 큰 영향으로 꼽았습니다. 90년대에 그 게임을 붙들고 있던 사람이라면 화면을 보자마자 알아볼 것입니다. 도트가 통째로 움직이고, 대사가 흐르고, 한 칸을 재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그 게임을 끝까지 못 봤습니다. 학교에 가야 했고, 컴퓨터는 거실에 있었고, 저장 파일은 어느 날 사라졌습니다. 이 게임은 그 못 본 끝을 지금 보게 해 주는 쪽입니다.
지금 해 보면
좋은 쪽은 분명합니다. 카드와 반격과 연계가 맞물려 턴마다 고를 것이 생기고, 풀 스프라이트 애니메이션이 그 판을 받쳐 줍니다. 한국어 풀더빙은 이 규모에서 흔한 선택이 아닙니다.
아쉬운 쪽도 적어 둡니다. 맵이 넓어 이동만 하다 턴이 지나가는 구간이 있고, 직접 피해를 내는 캐릭터에 쓰임새가 쏠립니다. 전투 밖에서 할 일은 얕습니다. 키 설정을 바꿀 수 없고 마을에서 단축키가 듣지 않는 곳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전술적으로 머리를 쓰게 되는 대목은 후반 고난도 구간에 몰려 있습니다.
전투 밖에서 할 일이 많은 RPG 를 찾는다면 어긋납니다. 이 게임이 잘하는 곳은 전장 한 판이고, 그 밖은 전장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리고 그 한 판은, 한 칸을 더 들어갈지 재던 그 시간을 그대로 돌려줍니다.
파랜드 택틱스에서 한 칸을 더 들어갈지 말지 고민하던 그 밤, 기억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