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탁의 기사 리뷰: 막아야 이기는 칼싸움
한 줄 평: 막기 하나로 벨트 액션의 박자를 바꾼 게임. 갑옷이 바뀌는 순간의 뿌듯함은 지금도 또렷하다.
- 제작
- 캡콤
- 나온 해
- 1991년 11월 북미, 1992년 1월 일본
- 갈래
- 벨트스크롤 액션
- 분량
- 일곱 스테이지, 고를 수 있는 기사 셋
원탁의 기사는 겉으로는 익숙한 캡콤 벨트 액션입니다. 칼을 든 기사가 오른쪽으로 걸어가며 병사를 베고, 판 끝에서 보스와 맞붙어요. 그런데 몇 판만 해 보면 다른 게임과 손이 다르게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게임은 때리는 법보다 막는 법을 먼저 가르쳤습니다.
막기가 곧 공격의 시작이다
싸움의 중심은 막기입니다. 공격 버튼을 누르고, 상대의 칼이 들어오는 순간 레버를 뒤로 당기면 막아냅니다. 성공하면 잠깐 무적이 되어 그대로 반격할 수 있어요. 적이 몰려올수록 무작정 휘두르는 사람보다 한 박자 기다렸다 막는 사람이 오래 살아남았습니다.
그렇다고 막고만 있을 수도 없습니다. 막은 채로 아무도 치지 않으면 지쳐서 자세가 풀립니다. 기다림에도 시간 제한을 둔 셈이에요. 어떤 보스는 공격을 막아낸 뒤에야 빈틈을 보여서, 막기를 모르면 아예 넘을 수 없는 벽이 되었습니다.
먼저 휘두르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막는 사람이 이긴다.
판을 넘기면 갑옷이 바뀐다
이 게임이 아서왕 전설을 느슨하게 바탕으로 삼았다는 것은 화면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성장입니다. 게임을 진행할수록 무기와 갑옷이 저절로 좋아지는 성장 장치가 들어 있어요. 가벼운 차림으로 시작한 기사가 번쩍이는 갑옷을 입게 되는 과정이 한 판 안에서 눈으로 보였습니다. 롤플레잉 게임에서나 느끼던 뿌듯함을 오락실 벨트 액션에 옮겨 놓은 것입니다.
고를 수 있는 기사는 셋입니다. 아서는 속도와 힘이 고르고, 랜슬롯은 가장 빠르지만 힘이 약해 초보에게 좋다는 평을 받습니다. 퍼시벌은 칼 대신 도끼를 쓰는 가장 힘센 기사예요. 레벨이 오르면 대머리에 수염이 난 모습으로 바뀌는데, 그 변화가 은근히 웃겼습니다. 중간중간 말을 타고 싸우는 구간도 나옵니다. 말 위에서 휘두르는 칼은 걸어서 싸울 때와 전혀 다른 속도감을 줬어요. 스테이지는 일곱 개로, 한 판을 끝까지 보기에 지나치게 길지 않은 분량입니다.
원탁의 기사는 캡콤이 만들고 직접 내놓은 1991년 벨트스크롤 액션 아케이드 게임입니다. 오락실에는 1991년 11월 27일 북미에서, 1992년 1월 일본에서 나왔습니다.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 전설을 느슨하게 바탕으로 삼았고, 판을 넘길수록 인물의 무기와 갑옷이 저절로 좋아지는 성장 장치를 넣었습니다. 스테이지는 일곱 개이고 스테이지마다 보스가 있습니다.
출처: Knights of the Round (video game) · Wikipedia (2026년 9월 14일 확인)
그때 우리에게
원탁의 기사 앞에서는 칼 부딪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습니다. 처음 온 아이는 대개 버튼을 연타하다 금방 끝났고, 옆에서 보던 형이 "막아, 뒤로 당겨" 하고 한마디 던지는 장면이 자주 보였어요. 그 한마디를 들은 날부터 게임이 전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100원으로 한 판을 오래 끄는 아이는 갑옷 색부터 달랐습니다. 뒤에 서서 저 기사가 몇 번째 갑옷인지 세어 보는 것도 구경의 재미였어요. 셋이 나란히 앉아 각자 좋아하는 기사를 고르고, 누가 먼저 금빛 갑옷을 입는지 겨루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지금 해 보면 적이 많고 판이 빡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기의 박자를 익히면 적이 몰려와도 당황하지 않게 되고, 그때부터 게임이 시원하게 풀려요. 갑옷이 바뀌는 순간의 작은 보상은 요즘 게임의 성장 장치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벨트 액션을 좋아하지만 늘 버튼만 두드렸던 분이라면, 막는 재미를 새로 배워 보기 좋은 게임입니다.
여러분은 세 기사 가운데 누구의 갑옷을 끝까지 입혀 보셨나요.